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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강등' 수원, 쇄신의 핵심은 '빠른 의사 결정·책임 구분'



대표이사·단장 사의 표명…새 사령탑 선임은 여전히 '깜깜'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팀 창단 이후 처음 2부리그 강등의 불명예를 떠안은 프로축구 K리그 '전통의 명가' 수원 삼성이 내놓을 쇄신안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원이 K리그1로 빨리 복귀하려면 무엇보다 빠른 의사 결정과 명확한 책임 구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수원은 지난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최종 38라운드 홈 경기에서 강원FC와 0-0으로 비기면서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다이렉트 2부 강등'의 고배를 마셨다.
1995년 창단해 K리그 4회, 대한축구협회컵(FA컵) 5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을 차지한 명문 팀 수원이 처음 2부 리그로 추락하는 순간이었다.
지난해에도 힘겹게 승강 플레이오프(PO)까지 치러 겨우 생존했던 수원은 이번 시즌에도 실패를 되풀이한 끝에 강등의 독배를 마시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2부 강등이 확정된 이후 이준 대표이사와 오동석 단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수원은 사실상 '지도부 공백' 상황에 빠졌다.
대표이사와 단장이 물러나기로 한 상황에서 열흘이 넘게 후속 인사가 이뤄지지 않아 신임 사령탑 선임을 위한 절차도 사실상 '올 스톱' 됐다.
수원 선수단은 내년 1월 2일 클럽하우스에서 동계 훈련을 시작한다.
클럽하우스에서 열흘 정도 훈련한 뒤 태국 방콕에서 1차 동계 훈련을 치르고, 2월 초부터 제주에서 2차로 담금질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수원은 당장 1월 전지훈련을 누가 이끌어야 할지도 결정이 되지 않은 상태다.
동계 훈련 시작을 2주 정도 남기고 의사 결정을 해야 할 '대표이사·단장·감독'의 세 자리가 모두 공석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감독대행으로 수원을 지휘했던 염기훈의 플레잉코치 계약은 이번 달 31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염기훈의 계약 갱신 여부도 결정된 게 없다. '레전드'로서 침몰하는 수원의 마지막을 책임졌던 염기훈은 자칫 불명예스럽게 팀을 떠날 수도 있는 상황에 몰렸다.
최근 보여준 수원의 추락은 지난 10년 동안 제자리걸음인 선수 인건비보다 오히려 비효율적인 팀 운영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프로축구계 한 관계자는 "구단 운영은 제일기획이 맡고 있지만 의사 결정 단계에서 스폰서인 삼성전자와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다"라며 "빠른 의사 결정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책임지는 사람은 없이 '사공'만 많은 게 수원의 현실"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빠른 의사 결정과 명확한 책임 구분 없이는 실수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면서 "팀도 차기 감독 선임을 놓고 여러 방안을 마련해 놨지만 대표이사와 단장의 후속 인사가 나오지 않아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팬들도 빠른 쇄신책이 나오지 않는 것을 의아해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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