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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초등학생들은 왜 미국 주지사에게 편지를 보냈을까 “헐버트 할아버지 동상을 세워주세요”

인천 초등학생들은 왜 미국 주지사에게 편지를 보냈을까 “헐버트 할아버지 동상을 세워주세요”한국의 초등학생 민간 외교관들이 100년전 한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미국인 호머 헐버트 동상을 미국에 세우기 위해 헐버트의 고향인 미국 버몬트주의 필립 브라이언 스콧 주지사에게 편지를 보냈다.

1900년에 개교한 인천박문초등학교(교장 박원희)는 2020년부터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와 업무 협력을 맺고 어린이 사이버 외교관을 양성해 한국을 세계에 알리며 지구촌을 더 나은 세상으로 변화시키는 다양한 실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인천박문초 학생들은 2023년 반크 활동을 통해 100년전 외국인 독립운동가로 활동한 호머 헐버트 박사의 한국 사랑에 대해 알게 되었다.
호머 헐버트 박사(Homer Bezaleel Hulber, 1863~1949)는 1863년 미국 버몬트주에서 태어나, 1886년 한국 최초의 근대식 공립학교인 육영공원 교사로 내한했으며 한국의 역사, 문화를 사랑하게 되어 평생 23권의 단행본과 304편의 논문과 기고문을 써서 국제사회에 한국을 알렸다.

또한 그는 1906년 고종황제의 특사로 임명되어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활동을 하는 등 항일투쟁도 했다. 미국에 돌아간 뒤에는 강연, 회견, 기고를 통해 한국의 독립운동을 계속해서 도왔다.

한국의 국권회복을 위해 38년간 투쟁하며 ‘뉴욕트리뷴’에 한글과 한국어의 우수성을 알리는 글을 기고했으며, 한국최초의 한글 교과서인 ‘사민필지’를 저술하고 독립신문의 창간을 돕기도 했다.

1907년에는 네덜란드 헤이그의 만국평화회의에 이상설, 이준, 이위종과 함께 헤이그 특사로 참가해 일본의 조선 침략을 전 세계에 고발하기도 했다.
호머 헐버트 박사는 전세계에 잘못 알려진 한국역사를 바로 잡기에 노력한 한국 역사 최초의 외국인이었다.

인천 초등학생들은 왜 미국 주지사에게 편지를 보냈을까 “헐버트 할아버지 동상을 세워주세요”
대표적으로 역사학자 그리피스가 쓴 ‘은둔의 나라’(Hermit Nation)가 한국 역사를 왜곡했다고 분노하면서 “한 번도 와보지도 않고 일본에 머물면서 조선 관련 책을 썼다”고 항의했으며, 퍼시벌 로웰이 쓴 ‘조선,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 대해서는 “조선은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아니라 서광이 비치는 아름다운 아침의 나라다. 시정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1949년 호머 헐버트는 한국 정부의 초청을 받아 한국에 왔지만, 입국한 지 일주일 만에 별세했다. “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보다 한국 땅에 묻히길 원하노라”라는 그의 유지에 따라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역에 안장되었다.

이처럼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한 호머 헐버트의 나라 사랑에 감동을 받은
인천박문초 6학년 63명의 학생들은 호머 헐버트의 고향인 미국 버몬트주의 주지사에게 호머 헐버트 동상 건립을 건의하는 한글과 영문 편지를 썼다.

성채현 학생은 “저는 오늘 수업 시간에 호머 헐버트에 대해 배웠습니다. 그는 우리나라의 독립과 발전을 위해 힘쓴 사람입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저는 호머 헐버트의 동상을 미국에 세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했으며, 최윤설 학생은 ”호머 헐버트 박사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준 한 사람이고,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어도 대한민국을 사랑해주시고 대한민국을 위해 애써주신 사람으로서 정말로 존경받아야 할 분이십니다. 미국에 호머 헐버트 동상이 세워졌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임윤서 학생은 “2023년 한국과 미국 동맹 70주년, 호머 헐버트 박사 탄생 160주년” 글귀를 적고, 헐버트의 모습을 그렸다.
최다연 학생은 “호머 헐버트 박사의 공헌을 기리기 위해 동상을 건립하는 것은 그의 업적을 영원히 기억하고 후세에 물려 준다는 소중한 의미를 지닙니다”라고 의미를 밝히기도 했다.
반크는 인천박문초 학생들의 편지와 함께 호머 헐버트 홍보 영문 동영상과 자료를 담아 미국으로 국제우편으로 발송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14년, 대일항쟁기 당시 3·1운동을 국제사회에 알렸던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를 기리는 동상을 캐나다 토론토에 세웠다.
반크는 2024년에는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외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 선생의 동상을 그의 고향인 영국 브리스톨(광장)에 건립하겠다고 한 것처럼 미국 헐버트 박사 동상 또한 미국에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정부뿐만 아니라, 호머 헐버트의 고향인 미국 버몬트 주지사의 협력과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인천 초등학생들은 왜 미국 주지사에게 편지를 보냈을까 “헐버트 할아버지 동상을 세워주세요”
반크는 한국 초등학생들의 마음이 담긴 손편지가 계기가 되어 헐버트의 고향인 미국 버몬트 주지사에게 감동을 주고, 이를 통해 한국과 미국이 협력해서 헐버트 박사의 동상을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점으로 세운다면 이는 한미 우호뿐 아니라 그의 혁혁한 공로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며 21세기 한국과 미국의 우정을 더욱 발전시킬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반크는 이번 호머 헐버트 동상 건립을 위한 글로벌 캠페인뿐만 아니라, 헐버트를 비롯한 외국인독립운동가들을 소개하는 메타버스 전시관 구축, 헐버트 건국훈장 훈격(현재 3등급 독립장)을 대한민국장(1등급)으로 승격시키는 캠페인, 호머 헐버트 박사를 대한민국 홍보대사로 임명시키는 캠페인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반크는 앞으로도 21세기 한국과 세계의 사람들에게 소중한 의미와 영감을 주는 호머 헐버트와 같은 외국인 독립운동가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국내외에 알려 나갈 계획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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