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들이 명절을 지내는 방법

[헤럴드경제]반려동물을 애정하는 집사(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을 칭하는 은어)들이 연중 가장 곤혹스러운 시기는 바로 명절이다. 귀성을 위해 며칠 집을 비워야 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두고 가기엔 봐줄 사람을 구하기 마땅치 않고, 그렇다고 데려가기엔 이동 수단이 마땅치 않다.

무사히 집에 데려 가더라도 시련은 있다. 아직 반려동물에 호의적인 어른들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안고 있으면 “애견을 끼고 사니 시집을 못가지.” “고양이 때문에 아이를 안 낳는 것이 아니니?” 등 평소보다 잔소리를 더 듣게 된다. 현명한 집사들은 어떻게 명절을 지내는지 정리해봤다.

▶귀성 앞두고 펫시터 구해=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 직장인 홍모(24)씨는 올해 설 귀성을 앞두고 펫시터(반려동물 돌보미)를 고용했다. 지인이 올해 개인적인 이유로 고향집에 가지 않는다고 해서 펫시터를 부탁한 것이다.

홍 씨는 지인에게 하루 한 번 4시간 정도 집에 방문해 고양이들이 마실 물과 밥을 챙겨달라고 부탁했다. 또 화장실 청소와 고양이와 놀아주는 일도 반드시 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홍씨는 “반려묘는 이동수단이 마땅치 않고, 낯선 고양이 호텔도 고양이들에게 스트레스일 것 같아 지인에게 일당을 주고 돌봄을 부탁했다”며 “폐쇄회로(CC)TV로 고양이들을 계속 관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레스케이프 호텔]

▶반려견과 이동 노하우 공유=집사 3년차인 김모(26)씨는 몇 달전에 태어난 반려견 ‘콩이’를 두고 귀성하기가 여러 모로 불편했다. 아직 돌봐줄 게 많은 어린 강아지이다 보니 김씨가 없는 새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김씨는 다른 반려견은 몰라도 콩이는 반드시 집에 갈 때 데려가야겠다는 생각에 애견인들이 자주 찾는 네이버 카페에 접속했다. 그곳에는 반려동물을 데리고 KTX, SRT 등 열차나 고속버스를 탈 때 지켜야 하는 동반 탑승규정이나 요령 등의 글이 올라왔다.

SRT로 고향에 내려가는 김씨는 네이버 카페의 글을 참고해 콩이의 예방접종 확인서를 준비했다. 또 멀미를 하지 않도록 탑승 두 시간 전부터 먹이를 주지 않았고, 30분에 한 번씩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했다.

▶같이 먹을 요리 해 펫과 나눠=반려견 2마리를 키우는 이모(29)씨는 집에는 해외여행을 간다고 말하고 올 설 연휴에는 반려견들과 시간을 지내기로 했다. 사실 반려견들을 강아지 호텔에 보내고 친구들과 여행을 떠날 계획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일행 중 ‘건강 염려증’이 있는 친구의 걱정이 커지자 여행을 일주일 전에 취소한 탓이다.

이씨는 설날 아침 반려견들과 함께 만둣국을 먹으려고 백화점 반려동물 매장에서 ‘사람과 강아지가 함께 먹는 만둣국’ 쿠킹 클래스를 들었다. 이씨는 서투른 솜씨이긴 하지만 반려견들과 만둣국을 함께 만들어 먹고, 반려견과 투숙이 가능한 호텔에 가 호캉스를 즐길 예정이다.

이씨가 이 호텔을 선택한 이유는 호텐 내에 반려견 전용 유모차가 있어 두 마리의 반려견과 이동해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호텔 내 식당에도 반려견들의 출입이 가능하다. 특히나 반려견을 위한 보양 간식을 제공한다고 해 기대가 크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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