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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파악한 평양 빈부격차…북한판 '강남'은 대동강·낙랑구역



숭실평화통일연구원 이시효 위원 분석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북한의 수도 평양 내에서도 거주지별 빈부격차가 매우 뚜렷하며 신흥 자본가가 모여 사는 북한판 '강남'은 대동강·낙랑 구역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숭실평화통일연구원 이시효 연구위원은 12일 도시 빈곤 연구에서 최근 활발히 활용되는 딥러닝 위성영상, 지리정보시스템(GIS) 데이터 분석 등 AI 기술을 활용해 평양 내 공간 격차를 살펴보고 이같이 분석했다.
이 위원은 평양 외곽 지역을 제외한 198개 동을 연구 대상으로 삼고 건물 층수 밀도, 야간조도, 주간열섬, 자동차 수, 버스정류장 수 등 16개의 변수를 활용해 평양을 5개 지역으로 분류했다.
그룹별로 분류된 지도를 평양 인공위성 사진과 대조한 결과 하층 빈민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파악되는 '클래스3'은 대동강 남쪽 공장지대 외곽의 저층 주택가에 집중돼 있었다.
해당 지역은 1층 슬레이트 땅집(단독 주택)이 무계획적으로 밀집돼 있고 녹지가 없으며 미포장 좁은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 있는 특성을 보인다고 이 위원은 설명했다.
최상층이 거주하는 '클래스5' 구역은 당의 주요 행정기관과 김일성 광장이 있는 중구역에 집중됐다. 이곳은 고층 아파트보다 중층 아파트가 많고 포장된 도로, 광장, 녹지가 많다는 특징이 있다.
중상층이 거주하는 '클래스4' 지역은 최근 자본가로 부상하는 '돈주'가 많이 거주하는 대동강 구역과 낙랑 구역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고층 아파트와 주변의 넓은 도로와 녹지가 있으며 일부는 아파트, 상가, 주택이 혼재된 양상을 보인다.

이 위원은 탈북민 8명과 심층 인터뷰를 하는 방식으로 공간격차 지도를 교차 검증했다고 밝혔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중상층(클래스4)이 밀집한 대동강 구역에 대해 중구역만큼은 아니지만 전기와 수도가 잘 들어오고 도로, 식당, 병원 등 도시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고 답했다.
또 지하철은 없지만 버스, 무궤도 전차가 자주 다니고 대동강 남쪽에 위치해 중구역보다 감시가 덜하다는 장점도 있다고도 했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단층 고급주택-최신 고급 아파트-오래된 아파트-넓은 땅집-아파트 지하(보일러실을 주거공간으로 개조)-좁은 땅집' 순으로 계층별 주거 유형이 분류돼 있다고 부연했다.
이 위원은 이번 연구에 대해 "딥러닝 방식 위성사진 추출 분석과 도시 이탈주민과의 심층 인터뷰의 혼합연구는 통계자료가 부족하고 극히 폐쇄적인 도시에 대한 새로운 도시연구 방법론 제시라는 측면에서 의미를 가진다"면서도 "북한 도시 빈곤을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다른 도시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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